’ 왜 스님이 결혼을 가볍게 얘기하지?‘ 이런 의문이 생길 수도 있을 거예요. 마흔 살 전에 결혼을 하면 자녀가 생기기 때문에 20년을 책임질 생각을 하고 결혼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쉰 살이 넘으면 아기 낳을 일이 없잖아요, 그러니까 결혼에 미련이 있으면 해 보고 아니면 헤어져도 괜찮다는 겁니다. 수행을 통해서 미련을 떨칠 수도 있지만 실제로 해보고 미련을 떨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리고 외로움이 문제라면 꼭 결혼을 해야 해결되는 건 아니예요.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가족처럼 같이 밥 먹고 같이 일하면서 외로움을 극복할 수도 있습니다. 집은 따로 있더라도 직장에서 퇴근 후 봉사활동으로 10시나 11 시까지 함께 일하다가 각자 집으로 들어가는 생활도 좋습니다.
사실 그런 생활을 하기 힘들면 결혼 생활도 하기 어렵습니다. 외로워서 결혼했는데 막상 하고 보니 자기 시간도 없다고 갈등하는 경우가 생기거든요. 외로움은 없어지는데 ’도무지 내 시간이 없다. 너무 정신이 없다‘ 면서 괴로워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같이 살기 때문에 오는 문제가 아니라, 혼자 살다가 함께 사는 데서 오는 반작용이에요, 그러니까 결혼을 하기 전에 함께 사는 생활도 경험해 보면서 스스로 조율해야 합니다. 어느 것이 옳다는 건 없어요.
결혼을 하든 안 하든 이런 문제도 있고 저런 문제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후회를 남기지 않는 겁니다. 그러니까 혼자 사는 생활과 함께 사는 생활을 다 경험해 가면서 자기 마음을 정리하는 게 좋습니다.